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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발전소
숙제가 없는 날들의 연속이다. 논문을 끝내고 연말, 연초에는 사람들 만나느라 바빴고, 2월엔 크고 작은 행사에 뛰어 다니느라 바빴다. 3월이 시작되었는데, 내 캘린더엔 소소한 일정을 제외하곤 텅텅 비어있다. 지난 3년간 못 챙겨주어 미안했던 가족들에게 아침 식사를 챙기겠다고 선언했지만, 굳이 안그래도 된다고..(그들은 너그러운 건가.. 아님 포기한건가;; 어쨌든 고맙다). 오전 느즈막히 일어나니.. 모두 회사가고, 학교 가고.... 아무도 없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다. 한참 바쁠때는 바쁘다고 징징댔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다 내가 선택하고, 자초한 일이였지만, 스물스물 올라오는 내 한계에 대한 자책과 억울함이 팽배했다. 그런데, 별다른 일정 없이 놀고 있는 지금..
글쓰기 모임에서 추천받은 책. 를 읽었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 글을 쓰고 싶지만 저항이 많은 사람들, 글을 써봤지만 더 잘쓰고 싶은 사람들의 고민에 대한 문답의 형태로 꾸려져 있다. 나 역시 '글쓰기 예찬론자' 여서 글쓰기 책의 등장은 언제나 반갑다. 은유님 표현대로 글쓰기란 '잠재적 셀프 구원 활동'이라는 말에 정말 공감이 갔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을 하는 것보다 더 깊은 사색을 필요로 하고, 내 경험이 글로 옮겨지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그 경험에서 일어난 다양한 감정들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아마 모든 사람들의 첫 글쓰기 기억은 초등학교 때 '일기'였을 것이다. 오늘은 뭘 먹었고, 누구랑 놀았고, 뭘 했는데... 결론은 '참 좋았다.', '참 슬펐다'로 똑같이 썼던 글. 그럴때 담임 선생..
3월이 되면 으레 봄이 시작되는 줄로만 아는, 그러나 매서운 꽃샘추위로 '아 맞다. 아직은 아니구나'를 40년 마다 깨닫는 그런 날.. 아침 찬바람을 이겨내고, 참석한 학회! 코치들이 있는 커뮤니티는 어딜 가도 좋다. 예전에 다른 전공 학회에 갔다가 그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경험하고, 나랑 너무 안맞다고 느꼈는데, 이곳은 일단 모두가 심리학이 베이스인 사람들인데다, '코칭'으로 한 뜻을 모인 데다 보니 다른 어떤 학회보다 긍정성이 높은 곳이다. 강의 내용 요약 1. 코칭심리의 미래: 탁진국 교수님 한국에서 코칭심리학을 시작하셨던 라떼 시절의 이야기, 회원수와 동향을 다룬 현재의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더 신경써야 할 미래의 이야기까지.. 교수님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 심리학 공부했으면, 코..
코로나19를 지나오는 시기에 누구나 다 그러했겠지만, 나 역시 큰 변화를 겪어왔다. 이사를 했고, 새롭게 공부를 시작했으며, 아이들은 사춘기에 진입했다. 복잡한 절차로 강의에 임했고, 마스크를 쓰고 코칭을 하고, 새로운 온라인 환경을 익히느라 바빴다. 일과 삶에서 변화를 겪으면서 내 마음도 어딘가 큰 구멍이 난 것처럼 힘들기도 했고, 작은 것에 감사하고, 소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일상을 지탱해왔다. 코칭을 하면서, 강의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좌절과 공허함, 불안함을 느낀다는 것을 감지했다.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볼 때 늘 '코로나 때문에..', '재택을 하다보니..' 라고 하면서 의도와 상관없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겪은 아쉬운 경험과 놓친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것도 뒤집어 생각..
'리플리 증후군' 이란, 허구의 삶을 위장한 채 살아가는, 그게 진실이라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 특성이다. 미국 소설 에서 따온 말로, 이를 영화한 작품이 멧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전청조'라는 인물 역시 리플리 증후군의 예시라 볼 수 있는데, 그녀는 (그.. 인가?) 사기를 위한 목적으로 정체성을 달리 가져갔기에, 정확한 의미의 리플리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그런 면에서 리플리 증후군은 정신질환을 의미하는 '병명'은 아니다.) 아무튼 새해 들어 읽은 소설 두 권이 거짓말쟁이의 삶을 너무 잘 묘사하여 추천한다. 1. 친밀한 이방인 (정한아) 책을 읽다가 알게 되었다. 수지 주연의 드라마의 원작이라는 것을... 안나도 재미있게 봤는데, 소설 속 주인공..
다양한 나이와 배경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코칭'을 배우면서 끈끈해진 모임이 있다. 올해 우리의 목표는 책 한권을 공저로 출판하는 것인데, 공저의 과정을 지도해주실 전문가로 서가앤북의 서은희 작가님을 모셨다. (서은희 작가님 저서: 공무원이여, 회계하라!, 기록의 재발견 등) 작가님은 우리에게 네이버 카페를 선사하셨고,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매일 '세줄쓰기' 미션을 주셨다. 어떤 글이든 세줄만 매일 써보는 것이다. 나도 '글쓰기'를 잘하고 싶어, 관련된 책도 읽고, 작가가 나와서 자신의 노하우를 얘기하는 영상은 빠짐없이 보는 편인데, 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뭐라도 매일 쓰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비법이자 진실이어서, 나도 블로그를 만들고 매일 채우고, 흔적을 남기는 것을 ..
어김없이 시작된 100권 챌린지 2023년엔 일과 논문에 집중(진짜로..)하느라, 역시 못채웠다. '100권 챌린지' 는 독서의 '양'에 집중하는 것이라, 진정한 독서가 아니지 않나요?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물론 독서는 '양'보다는 '질'이며, 100권 챌린지는 '질' 좋은 책을 읽어 '인생'에 도움되기 위한 목적이고, '질' 좋은 책을 고르려면, 일단 많이 읽어야 하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로 '100권 챌린지'라고 이름을 정한 것 뿐이다. (그래서 도전에 실패해도, 아무렇지도 않다.) 또 '질' 좋은 책이라는 것은 그 때 (고만한 수준의 식견을 가진) 내가 판단하는 것이므로, 상대적이다. 최악의 책, 쓰레기같은 책은 없다. 세상의 모든 출판물과 컨텐츠를 사.. 사랑합니다. 2023년에 읽은 ..
유고스타, 유산슬, 라섹.. 그리고 유재석 누구나 재능이 있다고 믿지만 사실 낯선 환경, 낯선 역할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강점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도전이 주는 압박감, 밑천에 대한 불안감 등 준비가 안 된 영역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무대가 바뀔 때마다 내 강점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 요즘 예능인 유재석의 활약을 보며 이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 진정성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 그의 변함없는 도전과 열정은 시청자들을 늘 즐겁게 만든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는 유재석에게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한다. 드럼 신동 ‘유고스타’, 트로트계의 샛별 ‘유산슬’ 그리고 최근의 셰프 역할 ‘라섹’ 까지.. 요즘 유행하는 세계관 놀이처럼 게임 캐릭터로 변신시키고, 시청자를 유저로 만들어 ..
요즘 즐겨보는 프로는 ‹개는 훌륭하다›이다. 일명 개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 조련사가 문제견을 진단하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평소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 프로를 몇 번 같이 본 후 그 소원이 쏙 들어갔다. 정말 고마운 컨텐츠다. 문제견의 행동을 고치는 과정은 단순하다. 관찰 카메라로 개의 습성을 살핀다. 견주의 말과 행동도 살핀다. 개가 생활하는 집과 마당의 환경도 함께 진단한다. 모든 정보 수집을 마친 강형욱이 문제견을 직접 찾아간다. 여기서부터가 하이라이트다. 문제견은 조련사의 손길에 드라마틱하게 변신한다. 코치가 그림자처럼 고객을 따라다니며 직접 관찰하고, 피드백을 주는 새도우 코칭(shadow coaching)의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더 나아가면 코칭 슈퍼비..
*2020년 코칭경영원 코치컬럼에 소개된 글입니다. 부캐의 전성시대다. 부캐란 부(副)캐릭터의 준말로 자신을 드러내는 또 다른 캐릭터를 의미한다. 유재석이 지미유로, 이효리가 린다G 로 변신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면에 숨겨졌던 잠재력을 새롭게 발휘하는 사람들을 보면 덩달아 신나고 흥미롭다. 부캐의 전성시대는 비단 유명인뿐이 아니다. Z세대들 가운데는 이미 멀티 페르소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주중에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생활하지만 밤에는 유튜버, 주말엔 농부로 변신하기도 하고, 바리스타, 공인중개사, 환경운동가 등등 새로운 부캐 탄생을 위해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은퇴 시점이 되어서 세컨드 커리어를 고민하는 중장년층 입장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N개의 직업을 갖는 것이 못마땅해 보일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