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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발전소
코칭은 방법이기 전에, 사람을 대하는 방식코칭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은 쉽고 단순한 프로세스에 매료된다. 이렇게만 대화하면 싸울 일도 없고, 너도 나도 성장하니까. 그러나 코칭이 거듭될수록 코치는 무기력을 경험한다. 질문이 생각나지 않아서, 고객의 이슈에 공감이 되질 않아서.. 등 그러나 코칭에서 강조하는 것은 스킬도, 대화 프로세스도 아닌 내 앞에선 고객이 중심이며, 그 껍데기 속에 숨은 그 사람의 욕구와 동기, 그가 살아온 방식을 이해하고, 그 세계를 함께 하는 것이 핵심이다. 창조적 공감과 직관에 도움이 되는 소설고객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훈련은 무엇일까? 심리학자 자밀 자키는 저서 〈공감은 지능이다〉 (2021)에서 ‘공감이란, 현재 시간과 공간에서 풀려나 그들의 세상 속으로 정신적 여행을 떠나는..
10년 전 모닝페이지를 보다가 실소를 터뜨렸다. 어떤 날에 내가 스마트폰을 2시간 넘게 이용한 것을 확인하고 충격받은 일상을 구구절절 써놓은 것이다. 네가 미쳤구나. 일하고 애 키우고 살림하는데도 모자를 판에 할 일 없이 2시간을 넘게 해? 나를 향한 저주가 그 때의 나를 찔렀다. 요즘은? 2시간? 우습다. ㅋㅋㅋ 이 생각이 든 와중에도 사용시간을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의 나는 스마트폰을 거울보다 더 자주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의 주의력 결핍, 집중력 문제, SNS의 폐해 등 현상과 그 이유를 대자면, 끝도 없다. 코칭을 해봐도 많은 고객들이 '내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잠들기 전 스마트폰, 출퇴근길 스마트폰 등등의 딴짓에 빠져드는 것들을 꼽는다. 대체적으로 다 자기 할일을 ..
딸은 어렵다. 그녀는 아기때부터 잘 웃지 않았다. 화가 날 때도 못마땅할 때도.. 무표정이었다. 격해지면 뿌앵하고 울었다. 좋을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껏 고양되어야 크게 웃었다. 딸 덕에 육아책도 참 많이 본 것 같다. 지금까지 내 인생 고민의 8할은 모두 딸과 관련된 것이었으니까... 본격적으로 딸의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난 참 많이 울었다. 가녀린 몸처럼 멘탈도 흔들렸던 것일까, 딸은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 힘들어했고, 그 시기에 나는 여러 선생님들과 참 길고긴 대화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녀는 이제 완연한 청소년이 되었다. 화장을 시작했고, 연애도 한다. 여전히 잠을 안자고, 편식이 심하며, 한번 나가면 연락이 어려워졌고, 주말엔 집에 .. 없다. ;; 길고 긴 대화와 설득(가끔은 협박), 때로는 애원..
숙제가 없는 날들의 연속이다. 논문을 끝내고 연말, 연초에는 사람들 만나느라 바빴고, 2월엔 크고 작은 행사에 뛰어 다니느라 바빴다. 3월이 시작되었는데, 내 캘린더엔 소소한 일정을 제외하곤 텅텅 비어있다. 지난 3년간 못 챙겨주어 미안했던 가족들에게 아침 식사를 챙기겠다고 선언했지만, 굳이 안그래도 된다고..(그들은 너그러운 건가.. 아님 포기한건가;; 어쨌든 고맙다). 오전 느즈막히 일어나니.. 모두 회사가고, 학교 가고.... 아무도 없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다. 한참 바쁠때는 바쁘다고 징징댔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다 내가 선택하고, 자초한 일이였지만, 스물스물 올라오는 내 한계에 대한 자책과 억울함이 팽배했다. 그런데, 별다른 일정 없이 놀고 있는 지금..
다양한 나이와 배경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코칭'을 배우면서 끈끈해진 모임이 있다. 올해 우리의 목표는 책 한권을 공저로 출판하는 것인데, 공저의 과정을 지도해주실 전문가로 서가앤북의 서은희 작가님을 모셨다. (서은희 작가님 저서: 공무원이여, 회계하라!, 기록의 재발견 등) 작가님은 우리에게 네이버 카페를 선사하셨고,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매일 '세줄쓰기' 미션을 주셨다. 어떤 글이든 세줄만 매일 써보는 것이다. 나도 '글쓰기'를 잘하고 싶어, 관련된 책도 읽고, 작가가 나와서 자신의 노하우를 얘기하는 영상은 빠짐없이 보는 편인데, 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뭐라도 매일 쓰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비법이자 진실이어서, 나도 블로그를 만들고 매일 채우고, 흔적을 남기는 것을 ..
유고스타, 유산슬, 라섹.. 그리고 유재석 누구나 재능이 있다고 믿지만 사실 낯선 환경, 낯선 역할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강점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다. 도전이 주는 압박감, 밑천에 대한 불안감 등 준비가 안 된 영역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무대가 바뀔 때마다 내 강점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 요즘 예능인 유재석의 활약을 보며 이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 진정성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 그의 변함없는 도전과 열정은 시청자들을 늘 즐겁게 만든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 는 유재석에게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한다. 드럼 신동 ‘유고스타’, 트로트계의 샛별 ‘유산슬’ 그리고 최근의 셰프 역할 ‘라섹’ 까지.. 요즘 유행하는 세계관 놀이처럼 게임 캐릭터로 변신시키고, 시청자를 유저로 만들어 ..
요즘 즐겨보는 프로는 ‹개는 훌륭하다›이다. 일명 개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 조련사가 문제견을 진단하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이들이 평소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 프로를 몇 번 같이 본 후 그 소원이 쏙 들어갔다. 정말 고마운 컨텐츠다. 문제견의 행동을 고치는 과정은 단순하다. 관찰 카메라로 개의 습성을 살핀다. 견주의 말과 행동도 살핀다. 개가 생활하는 집과 마당의 환경도 함께 진단한다. 모든 정보 수집을 마친 강형욱이 문제견을 직접 찾아간다. 여기서부터가 하이라이트다. 문제견은 조련사의 손길에 드라마틱하게 변신한다. 코치가 그림자처럼 고객을 따라다니며 직접 관찰하고, 피드백을 주는 새도우 코칭(shadow coaching)의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더 나아가면 코칭 슈퍼비..
*2020년 코칭경영원 코치컬럼에 소개된 글입니다. 부캐의 전성시대다. 부캐란 부(副)캐릭터의 준말로 자신을 드러내는 또 다른 캐릭터를 의미한다. 유재석이 지미유로, 이효리가 린다G 로 변신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면에 숨겨졌던 잠재력을 새롭게 발휘하는 사람들을 보면 덩달아 신나고 흥미롭다. 부캐의 전성시대는 비단 유명인뿐이 아니다. Z세대들 가운데는 이미 멀티 페르소나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주중에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생활하지만 밤에는 유튜버, 주말엔 농부로 변신하기도 하고, 바리스타, 공인중개사, 환경운동가 등등 새로운 부캐 탄생을 위해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은퇴 시점이 되어서 세컨드 커리어를 고민하는 중장년층 입장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N개의 직업을 갖는 것이 못마땅해 보일 수 있..
4월은 유난히 바쁘다. 일도 많고, 논문 프로포절도 써야하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시작한 일도 진행시켜야 한다. 그러다 보니 "하기 싫어 죽겠네..."라는 말을 달고 산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머리와 하기 싫은 마음이 부딪히니 해야 할 것들을 자꾸 피하게 된다. 스마트폰을 두드리고, 이래저래 디지털 방랑을 끝내고 나면 또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과 내일로 미루어야 하는 부담감에 짜증이 일어난다. 나는 오래전부터 자기통제가 잘 되는 사람이 부러웠다. 하기 싫어도 마음을 추스리고 집중하는 사람, 그만 먹어야 할 때 젓가락을 내려놓는 사람, 내일을 위해 핸드폰을 끄고 잠을 청하는 사람 등 모든 유혹에 하나의 버튼으로 쉽게 off 모드로 전환되는 사람들 말이다. 나는 왜 그러는 걸까? 모르겠다. 천성이..
낭만의 도시 파리를 배경으로 한 타임슬립 영화가 있다. 속 주인공은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에 이끌려 1920년대의 어느 술집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그는 평소에 동경했던 예술가들,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살바도르 달리, 피카소 등을 만난다. 낭만이 가득했던 그때를 '황금시대'라고 칭송했던 그는 1920년대 현재를 살면서 지루함과 허무함에 빠져 사는 예술가들을 본다. 그들은 과거 1890년대의 파리의 벨 에포크 시대를 동경하고, 또 그 시대의 거장들은 르네상스 시기를 가장 낭만적인 과거였다고 칭송한다. 주인공은 자신의 황금시대 로망을 조금 더 냉정하게 바라본다. 과거를 동경하는 것은 어쩌면 현재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은 아닐까, 그래서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황금시대는 언제인가?' 나에게도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