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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가져다주는 행복

빈칸을 채워주는 사람 2025. 4. 2. 12:13

"엄마 오늘 저녁은 뭐야?"

"글쎄.. 아직 생각안해봤는데..."

 

주부라면, 늘 듣는 그 말. 점심은 뭐야? 저녁은 뭐야? 오늘 뭐 먹어?

'밥'에 관한 질문이 어색해지지 않는데 주부 경력 17년이 걸렸다.

 

나는 음식이 가져다주는 의미나 행복에 대해 잘 몰랐다. 그저 밥은 끼니를 떼우는 것이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그저 밥은 내가 해야 '할 일'에 지나지 않았다. 언제가부터 먹방이 유행을 하고, 맛집에 대한 TV 프로가 많아져도 저렇게까지 진심을 다해 먹는 사람들을 보면 늘 의아했다. 줄 서서 기다릴만큼 그렇게 맛있나? 땀을 흘리고, 호들갑을 떨고, 과장된 리액션을 보면서 심드렁했던 나다. 

 

그런 내가 '맛'에 눈을 뜨고, '식사'가 주는 행복감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은 몇 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떠오르는 대로 적자면.. 다이어트를 선언했던 아들이 진짜 오래 참고 기다렸다가 먹을 때의 그 감격스러운 표정을 보면서, 어떤 짬뽕이 맛있는 짬뽕인지를 묘사하는 남편의 그 생기있는 눈을 보면서..그리고 소문난 맛집을 굳이 찾아가서 오픈런을 하고 기대했던 최상의 맛을 경험하면서, 부모님을 맛집에 모셔갔더니 '맛있다'와 '행복하다'의 찬사를 여러번 들으면서..

 

일상에서 가장 흔한 미각이라는 경험이 이렇게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놓는구나. 

그리고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대체로 누군가와 '함께'하기 때문이구나. 

 

눈도 입도 즐거운데, 함께하는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경험 자체가 어마어마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 맛집은 멀고,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굳이 그렇게 까지 하느냐고? 그러니까..이게 먹는다. 라는 행위에만 사로잡히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먹고 즐긴다' 라고 표현하면, 그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면서도 즐거운 상호작용이 넘치는 쾌감 덩어리라 할 수 있다.  맛집을 찾고, 리뷰를 보고, 상의를 하고, 일정을 잡고, 꾸미고, 차를 타고, 기다리고.. 그러면서 요즘 사는 이야기도 하게 되고, 이 음식과 관련된 추억을 나누고, 내가 지금 이 시간에 어떤 기대가 있는지를 나누는 것. 여행이 뭐 별거인가 함께 하는 것이 여행이고, 여행에는 음식을 빼놓을 수 없지.

 

'끼니를 떼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지금 함께 하는 순간을 최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니 내가 하는 음식에도 정성을 기울이게 된다.  

오늘 급식 메뉴가 별로였던 아이들에게, 힘겨운 퇴근길로 고단했을 남편에게 

수고했고, 먹고 힘내 라고 전하고픈 메시지의 최고는 든든하고 맛있는 집밥을 선물하는 것 아니겠어~

 

부모님과 맛집을 가야지.. 하지만 늘 바쁜 일상이 문제였다. 

네이버 지도에 빼곡히 저장해놓은 맛집들을 보다보니, 앞으로 부모님과 맛집에서 식사할 날은 몇 번이 가능할 거고 그걸 해로 나누면.. 헉 시간이 없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돈과 시간. 지금 이 시대 최고의 부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것들, 매일 그렇게 살 순 없겠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데 까진 해봐야지. 

 

행복을 이야기하는 서은국 교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행복이란,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나는 음식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마음껏 느끼고 살고 싶다. 

 

-2025년 4월 2일, 남편은 재택 중. 점심을 먹으러 나가기 전에 배고파서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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