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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발전소
코칭에 매력을 느낀 것은 고객의 의식에 깊은 연결감을 느끼고, 그 사람의 의식을 확대해주는 과정을 경험해 봄으로써 코치로서의 나의 의식도 확대된다는 것을 느꼈을 때이다. 코칭의 모델에 따르는 것을 넘어서서 떠오르는 것을 자유롭게 질문하고, 고객이 어디에 머물러 있고, 그것을 함께 발견했을 때, 더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함께 공유했을 때 코치와 고객은 둘다 성장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러나 나 역시 직업으로서의 코치 역할을 수행할 때는 제한된 시간내에 완수해야 한다는 압박, 고객이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지 않을 때, 또 비즈니스 코칭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때때로 문제해결에 머무르는 코칭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의 멘토 코치들은 딱 저 한마디로 나를 다시금 긴장시켰는데, 제목 그대로다. "문제가 ..
소설가들의 전문성이 글쓰기임은 분명하지만, 창작의 세계와 달리 본업에 대한 사유도 게을리 하지 않는 대표적인 직업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장강명님이 작가로서 갖는 자부심과 고민, 출판업계에 대한 소신, 소설가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등 작가의 작업실에 들어가서 1:1 인터뷰를 한 것과 같은 생생함을 느꼈다. 몇 가지는 코치와 소설가가 매우 비슷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첫번째는 매우 주체적으로 일한다는 것. 매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작가든 코치든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역량이 향상된다는 느낌을 오롯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 두번째는 여러 사람들 속에서 일하지만 결국 혼자라는 것. 때때로 외롭고, 버거울 때도 있다. 작가가 편집자를 잘 만나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
바버라 스트로치의 를 읽었다. 제목 그대로, 노화로 움츠러든 많은 중년들에게 '당신의 뇌는 나이가 들어도 건재하다'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겨있다. 노화에는 여러 신체적 질병과 기능 저하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반대로 인지적 기능은 감소하기 보다는 새로운 능력을 더 많이 보일 수 있다는 최근의 뇌과학 연구결과들을 짬뽕시켜놓은 고마운 책이다. 구체적으로는 나이가 들어가는 뇌의 진짜 능력은 세계에 대한 더 넓은 시각, 패턴을 보는 능력, 각종 사실과 관점을 연결하는 능력,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선사한다는 것. 그 유명한 로라 카스텐슨의 '사회 정서적 선택성 이론(나이가 들수록 의식적으로 긍정 정서, 경험에 집중한다는 것, 왜? 얼마 안남았으니까 좋은것만 보고 싶어하는 심리) 뿐만 아니라 평소에 책을 읽고..
흥미로운 책이다. 1913년 유럽을 여행하고 온 느낌이다. 1913년에 일어난 음악, 미술, 문학, 사상가 들의 내밀한 일상과 그 시대의 사회 분위기를 1월에서 12월로 나누어 친절히 설명한다. 근대사회 레전드들을 조각조각 이름만 알고 있었던 것에서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퍼즐이 맞춰지는 신기한 책이다. 학교에서 세계사, 음악, 미술, 지리, 정치, 사회를 이렇게 배웠더라면, 훨씬~~~ 더 재미있었을텐데... - 프로이트가 가장 잘나가던 시기다. 하루에 11건 상담을 진행했다고 한다. 저명한 예술가, 과학자들의 상담 요청이 줄지었지만 융과의 결별 수순을 밟고 있던 처지였다. 성취감 못지 않게, 좌절감이 상당했을 것이다. - 히틀러는 무명 화가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었다. 조용하고, 깔..
밀턴 에릭슨, 나는 처음 들어봤지만 정신분석, 최면 요법의 대가라고 한다. 정신분석은 무의식을 건드려 치유로 나아가는 치료기법이라, 매우 흥미롭지만 사례로 접할 때는 음.. 이게 어느 포인트에서 치료가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곤 한다. 밀턴 에릭슨은 최면 요법으로 (그의 표현에 따르면, 무의식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다시 불러낼 수 있는 기억의 저장소이며, 최면은 그 무의식에 다가갈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의 경계를 허무는 방법이라고 함) 혹은 자신의 경험이나 다른 환자의 경험, 또는 신비로운 옛날 이야기 같은 은유적 기법을 활용하여 '굳이 치료자가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설득하지 않고, 스스로 깨닫고 나아가게끔' 하는 데에 집중했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과 환자들의 존경을 받은 듯 하다. 어떤 면에서는 에..
글쓰기 모임에서 추천받은 책. 를 읽었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 글을 쓰고 싶지만 저항이 많은 사람들, 글을 써봤지만 더 잘쓰고 싶은 사람들의 고민에 대한 문답의 형태로 꾸려져 있다. 나 역시 '글쓰기 예찬론자' 여서 글쓰기 책의 등장은 언제나 반갑다. 은유님 표현대로 글쓰기란 '잠재적 셀프 구원 활동'이라는 말에 정말 공감이 갔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을 하는 것보다 더 깊은 사색을 필요로 하고, 내 경험이 글로 옮겨지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그 경험에서 일어난 다양한 감정들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아마 모든 사람들의 첫 글쓰기 기억은 초등학교 때 '일기'였을 것이다. 오늘은 뭘 먹었고, 누구랑 놀았고, 뭘 했는데... 결론은 '참 좋았다.', '참 슬펐다'로 똑같이 썼던 글. 그럴때 담임 선생..
코로나19를 지나오는 시기에 누구나 다 그러했겠지만, 나 역시 큰 변화를 겪어왔다. 이사를 했고, 새롭게 공부를 시작했으며, 아이들은 사춘기에 진입했다. 복잡한 절차로 강의에 임했고, 마스크를 쓰고 코칭을 하고, 새로운 온라인 환경을 익히느라 바빴다. 일과 삶에서 변화를 겪으면서 내 마음도 어딘가 큰 구멍이 난 것처럼 힘들기도 했고, 작은 것에 감사하고, 소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일상을 지탱해왔다. 코칭을 하면서, 강의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좌절과 공허함, 불안함을 느낀다는 것을 감지했다.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볼 때 늘 '코로나 때문에..', '재택을 하다보니..' 라고 하면서 의도와 상관없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겪은 아쉬운 경험과 놓친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것도 뒤집어 생각..
'리플리 증후군' 이란, 허구의 삶을 위장한 채 살아가는, 그게 진실이라 믿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 특성이다. 미국 소설 에서 따온 말로, 이를 영화한 작품이 멧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전청조'라는 인물 역시 리플리 증후군의 예시라 볼 수 있는데, 그녀는 (그.. 인가?) 사기를 위한 목적으로 정체성을 달리 가져갔기에, 정확한 의미의 리플리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그런 면에서 리플리 증후군은 정신질환을 의미하는 '병명'은 아니다.) 아무튼 새해 들어 읽은 소설 두 권이 거짓말쟁이의 삶을 너무 잘 묘사하여 추천한다. 1. 친밀한 이방인 (정한아) 책을 읽다가 알게 되었다. 수지 주연의 드라마의 원작이라는 것을... 안나도 재미있게 봤는데, 소설 속 주인공..
어김없이 시작된 100권 챌린지 2023년엔 일과 논문에 집중(진짜로..)하느라, 역시 못채웠다. '100권 챌린지' 는 독서의 '양'에 집중하는 것이라, 진정한 독서가 아니지 않나요?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물론 독서는 '양'보다는 '질'이며, 100권 챌린지는 '질' 좋은 책을 읽어 '인생'에 도움되기 위한 목적이고, '질' 좋은 책을 고르려면, 일단 많이 읽어야 하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로 '100권 챌린지'라고 이름을 정한 것 뿐이다. (그래서 도전에 실패해도, 아무렇지도 않다.) 또 '질' 좋은 책이라는 것은 그 때 (고만한 수준의 식견을 가진) 내가 판단하는 것이므로, 상대적이다. 최악의 책, 쓰레기같은 책은 없다. 세상의 모든 출판물과 컨텐츠를 사.. 사랑합니다. 2023년에 읽은 ..
김영민 교수님의 글은 언제나 옳다. 믿고 보는 작가님들이 여러 계시지만, 에세이나 컬럼 면에서 나는 언제나 김영민 교수님의 글을 찾아 읽는다. 얼마전 글쓰기 강의를 해주신 작가님도 추천을 해주셔서 정말 반갑고, 기뻤다. '사상사 연구자'로, 저자 소개의 첫 표현을 하셨다. 교수님의 글은 쉽고, 재밌는 가운데 적절한 인용과 예시 덕분에 더 '읽을 맛'이 난다. 그 예시는 동양의 사상에서, 서양 철학으로부터 다양한 미술과 영화까지 아우른다. 이 세상 모든 역사와 철학과 사상이 예술로 승화되고, 그걸 일상적인 이야기로 엮어서 슬쩍 흘려주면서 생각을 해보도록 하는 지점이 정말.. 놀랍고 존경스럽다. 김영민이라는 이름 석자 이외에도 '허무'라는 주제가 궁금해서 집어들었다. 한 때 나는 인생의 '하찮음'에 빠져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