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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Ouput/모닝페이지 (11)
코칭발전소
10년 전 모닝페이지를 보다가 실소를 터뜨렸다. 어떤 날에 내가 스마트폰을 2시간 넘게 이용한 것을 확인하고 충격받은 일상을 구구절절 써놓은 것이다. 네가 미쳤구나. 일하고 애 키우고 살림하는데도 모자를 판에 할 일 없이 2시간을 넘게 해? 나를 향한 저주가 그 때의 나를 찔렀다. 요즘은? 2시간? 우습다. ㅋㅋㅋ 이 생각이 든 와중에도 사용시간을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의 나는 스마트폰을 거울보다 더 자주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의 주의력 결핍, 집중력 문제, SNS의 폐해 등 현상과 그 이유를 대자면, 끝도 없다. 코칭을 해봐도 많은 고객들이 '내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잠들기 전 스마트폰, 출퇴근길 스마트폰 등등의 딴짓에 빠져드는 것들을 꼽는다. 대체적으로 다 자기 할일을 ..
딸은 어렵다. 그녀는 아기때부터 잘 웃지 않았다. 화가 날 때도 못마땅할 때도.. 무표정이었다. 격해지면 뿌앵하고 울었다. 좋을때도 마찬가지였다. 한껏 고양되어야 크게 웃었다. 딸 덕에 육아책도 참 많이 본 것 같다. 지금까지 내 인생 고민의 8할은 모두 딸과 관련된 것이었으니까... 본격적으로 딸의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난 참 많이 울었다. 가녀린 몸처럼 멘탈도 흔들렸던 것일까, 딸은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 힘들어했고, 그 시기에 나는 여러 선생님들과 참 길고긴 대화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녀는 이제 완연한 청소년이 되었다. 화장을 시작했고, 연애도 한다. 여전히 잠을 안자고, 편식이 심하며, 한번 나가면 연락이 어려워졌고, 주말엔 집에 .. 없다. ;; 길고 긴 대화와 설득(가끔은 협박), 때로는 애원..
숙제가 없는 날들의 연속이다. 논문을 끝내고 연말, 연초에는 사람들 만나느라 바빴고, 2월엔 크고 작은 행사에 뛰어 다니느라 바빴다. 3월이 시작되었는데, 내 캘린더엔 소소한 일정을 제외하곤 텅텅 비어있다. 지난 3년간 못 챙겨주어 미안했던 가족들에게 아침 식사를 챙기겠다고 선언했지만, 굳이 안그래도 된다고..(그들은 너그러운 건가.. 아님 포기한건가;; 어쨌든 고맙다). 오전 느즈막히 일어나니.. 모두 회사가고, 학교 가고.... 아무도 없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하다. 한참 바쁠때는 바쁘다고 징징댔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다 내가 선택하고, 자초한 일이였지만, 스물스물 올라오는 내 한계에 대한 자책과 억울함이 팽배했다. 그런데, 별다른 일정 없이 놀고 있는 지금..
다양한 나이와 배경과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코칭'을 배우면서 끈끈해진 모임이 있다. 올해 우리의 목표는 책 한권을 공저로 출판하는 것인데, 공저의 과정을 지도해주실 전문가로 서가앤북의 서은희 작가님을 모셨다. (서은희 작가님 저서: 공무원이여, 회계하라!, 기록의 재발견 등) 작가님은 우리에게 네이버 카페를 선사하셨고, 글쓰기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매일 '세줄쓰기' 미션을 주셨다. 어떤 글이든 세줄만 매일 써보는 것이다. 나도 '글쓰기'를 잘하고 싶어, 관련된 책도 읽고, 작가가 나와서 자신의 노하우를 얘기하는 영상은 빠짐없이 보는 편인데, 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뭐라도 매일 쓰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비법이자 진실이어서, 나도 블로그를 만들고 매일 채우고, 흔적을 남기는 것을 ..
요 며칠은 잠을 못자도 의욕이 샘솟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불렀다. 마음이 둥둥 떠다니는것 같았고, 괜시리 기분이 좋았다. 나는 그 이유가 '날씨가 좋아서' 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였다. 불안했던 딸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며칠 전부터 하교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2시면 땡하고 오던 녀석이 요 며칠은 친구와 놀겠다는 짧은 통화를 뒤로 10분, 20분, 30분이 늦더니, 오늘은 2시간을 더 놀고 돌아왔다. 그리고는 또 저녁시간에 나갔다가 팔이 다친채로 돌아왔다. 애기처럼 아프다며 우아앙 하고 달려들었다. 친구들과 술래잡기 하다가 넘어져서 다쳤다는데... 아, 이런.. 심쿵(할 일은 아닌데) 상처를 소독해주며 말을 건넸다. '네가 다친건 마음이 아픈데, 친구들이랑 뛰어놀았다니.. 엄..
책을 읽는 것은 input 이고, 글쓰기는 output 이다. 책을 읽을 때는 남의 (정신)나라, 남의 (정신)세계를 여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러나 글쓰기는 철저히 나의 나라, 나의 세계를 탐험하는 활동이다. 물론 나도 처음엔 잘 하지 못했고, 지금도 어렵다. 책을 쓰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졌을 무렵, 주변 코치님들은 어떻게 하는지 여쭈었다. 어떤 분은 본인이 강의하는 내용을 녹음하고 푼다는 분도 계셨고, 어떤 분은 떠오르는 글감을 그때그때 메모하고, 날 잡아서 글로 푸시는 분도 계셨다. 각자의 스타일대로 방식은 다양했지만, 글 좀 쓴다는 분들의 공통점은 틈나는대로 무언가를 쓴다는 것 이었다. 그때 누군가 내게 줄리아 카메론의 라는 책을 추천해주었다.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했던 그녀는 많은 주변 아티..
나는 호기심이 왕성하다. 늘상 궁금한게 많고, 세상에 쏟아져 나오는 것들에 예민하다. 심리학, 인문학, 자기계발, 소설과 잡지 등.. 잡식성의 독서 취향을 갖고 있으며 스릴러, 로맨스, 액션 등 드라마와 영화를 가리지 않고 즐긴다. 오징어 게임의 유명한 짤, 상우의 대사 가운데 "하 XX 기훈이형!, 형이 왜 그모양 그꼴로 사는줄 알어? 지금 이 상황에도 그런 한심한 질문이나 하고 자빠졌으니까! 오지랖은 쓸데없이 넓은게 머리는 나뻐서 XX 똥인지 된장인지 꼭 쳐먹어봐야 아는 인간이니까" 이 대사를 들었을 때, 꼭 나에게 하는 말인줄 알고 뜨끔했다. 저게 호기심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면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은..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가끔 내 호기심은 어디서 왔을까 생각해본다. 이 주제가 왜 지금 ..
코칭을 하다보면 벽에 대고 소통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부정적인 말만 늘어놓는다거나 문제의 원인을 상황탓으로만 돌린다거나, 질문에 대해 방어적으로 받아들이거나 그럴 때.. 온전히 그 사람의 말을 믿고, 나만큼은 고객의 편이 되어주어야지, 어떤 것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지..와 같은 마인드 점검을 하고 들어가더라도, 고객이 지속적으로 나를 흔들면 나도 사람인지라 집중력을 잃어버린다. "계속 듣자하니 ~~ 질문은 긍정적으로 끌어내시려고 하는것 같은데, 저는 그에 대한 명확한 생각이 있기 때문에 코치님이 원하는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뭐지? 침대축구하나? 평소 같으면 그것 또한 중요한 생각을 반영하는 말이었을거라 생각했을텐데 그의 계속된 어깃장에 내 멘탈은 거기서 무너지고 말았다. 짜증나..
서윤언니와 통화 중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야..넌 정말 열심히 산다." 잠을 9시간 가까이 자며, 밤 늦도록 유투브와 넷플릭스에 빠져 살던 내게 '열심히' 라는 부사가 붙다니 놀라웠다. 그런데 언니가 그 말 하기전까지 나는 언니의 직장 이야기를 들으며 속으로 '대단하다. 진짜 어떻게 다니지? 나라면 금방 포기했을 텐데...' 이런 마음이 들었다는 걸.. 며칠 전 코칭을 했던 젊은 친구는 직장을 다니는 것도 모자라 운동을 매일 꾸준히 하고, 인플루언서로서의 투잡도 해내고 있는데. 난 그 친구 이야기를 들으면서 '와 진짜 열심히 산다'고 하질 않았나? 정작 그 친구는 그보다 더 열심히(?) 살고 싶어하고, 자신이 이룬 성취를 꽤 쑥쓰러워했다. 원래 남의 인생은 하이라이트, 나의 인생은 비하인드만 보인다..
스승님께서 어제 말씀하시길 "박사학위 받는 것을 한마디로 설명해줄게" "무엇이옵니까?" "태산준령 하는 것이다" "태...산.. 주... 그게 무엇이옵니까?(한자 세대가 아니옵니다.)" "큰 산을 넘고, 험한 고개를 넘는다는 것이지" "아..핫. 맞네요. 바로 그것 같습니다." "내가 니 학위 받으면 인정해준다. 나는 못했거든? 태산준령 했음을 인정해줄게" 어찌 어찌 수료까지는 갈것 같은데..학위를 받는 것은 몹시 고달픈 일인 것 같다. 스승님을 뵙고 와서 머릿속에 이 질문이 맴돈다. '해아 하는데 안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논문 읽기, 통계 공부 요즘 도전적인 코칭에 너무 힘을 주고 살았다. 그러고도 잠을 9시간 넘게 잔다. 태산준령...다시 마음에 새기고, RISS로 고고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