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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민)

빈칸을 채워주는 사람 2023. 8. 31. 15:20

 

김영민 교수님의 글은 언제나 옳다. 믿고 보는 작가님들이 여러 계시지만, 에세이나 컬럼 면에서 나는 언제나 김영민 교수님의 글을 찾아 읽는다. 얼마전 글쓰기 강의를 해주신 작가님도 추천을 해주셔서 정말 반갑고, 기뻤다.

'사상사 연구자'로, 저자 소개의 첫 표현을 하셨다. 교수님의 글은 쉽고, 재밌는 가운데 적절한 인용과 예시 덕분에 더 '읽을 맛'이 난다. 그 예시는 동양의 사상에서, 서양 철학으로부터 다양한 미술과 영화까지 아우른다. 이 세상 모든 역사와 철학과 사상이 예술로 승화되고, 그걸 일상적인 이야기로 엮어서 슬쩍 흘려주면서 생각을 해보도록 하는 지점이 정말.. 놀랍고 존경스럽다.

 

김영민이라는 이름 석자 이외에도 '허무'라는 주제가 궁금해서 집어들었다. 한 때 나는 인생의 '하찮음'에 빠져 산 적이 있다.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모든 결과물이 하찮게 보일 때가 있었다. 이유없이 눈물나고,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마음의 병으로 진단한다면 우울감이었는데, 나에게는 그냥  '하찮아서 가루가 될 것 같은 마음' 이었다. 이 책은 그러한 텅빈 마음의 상태  '인생의 허무함' 에 주목한다. 누구에게나 일상의 우울이 있고, 누구나 인생의 허무를 느낀다. 누구나 달려갈 곳이 있고, 이루고 싶은게 있고, 해야 할 게 있는데, 어딘가 모르게 텅빈 느낌. 보잘것 없는 듯한 느낌. 그냥 아무 의미없이 하루가 가는 느낌을 마주할 때 우리는 '허무하다' 라고 한다. 하찮음의 밑바닥으로 내려갔다가 조금 자부심을 회복한 나로서는.. 자기 삶이 너무 아름답다거나.. 꽉 채워져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경계한다. 새빨간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자기 삶을 관조해본적이 없거나.. 아니면 진짜 해탈한 성인(人)이어서 거리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허무함은 기대와 욕망을 가진 인간의 삶의 동반자로..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허무함을 조용히 왔다가 흘러가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는데('다스린다'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나와 거리를 두는 자세로, 현실적인 정신승리로, 마음의 중심을 잡는 것으로, 경직되지 않는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그리고 산책을 하는 것으로.. 조금 나아질 수 있다고 하였으니, 이 글을 마치면 나도 산책 준비를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