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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어쩌다 한국인 (허태균)

빈칸을 채워주는 사람 2023. 7. 25. 21:05

 

며칠간의 뉴스들은 꽤 우울했다. 수해로 인한 희생자가 생겼고, 실종자를 수색하려던 해병대 군인이 사망했다. 초등학교에는 학부모 민원 스트레스로 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대낮에 흉기로 사람을 죽인 범죄가 발생했다. 뉴스 속 사실 자체도 너무 참담하고, 안타까웠지만 인터넷 댓글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댓글에는 항상 분노하는 마음과 (자기식대로 밀어붙이는) 정의에 대한 정의가 함께 일어난다.  

그런데 또 어떤 뉴스들은 참 자랑스러웠다. K-pop은 날로 발전해가고, 이제는 해외에서 뛰는 축구 선수의 소식이 익숙해졌다. 어떤 면에서 국뽕이 차오르고, 정말 어떻게 재능넘치는 사람들은 계속계속 나올까. 진짜 놀랍다.

좋으면서도 싫고, 싫으면서도 좋은.  변증법적 사고에 강하다고 한 한국인들에게 허태균 교수님은 대한민국 사회가 '사춘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전쟁을 경험했고, 경제 성장을 했다. 혼돈의 신생아기를 거쳐 폭풍같이 성장한 유아기를 지나 물질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했지만, 어딘가 결핍되어 있고 정체성 혼란을 겪는 지금은 딱 사춘기다. 과거 고려와 조선이 4~500여년 지속된걸 또 비추어본다면.. 정말이지 아직 미숙한 단계는 맞구나 싶다. (그럼.. 음. 내 생에 안정적인 중년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허태균 교수는 사춘기를 겪는 한국인의 특성을 아래 여섯가지로 정리했다. (옆엔..내 해석이다)

1. 주체성: 내가 누군지 알아!

2. 가족확장성: 내가 딸(아들)같아서 하는 말인데...

3. 관계주의: 내가 지금 누구랑 얘기하고 있니...

4. 심정중심주의: 오빤 내가 왜 화났는지 몰라?

5. 복합유연성: 꼼꼼하게 빨리빨리

6. 불확실성 회피: 성공을 뭘로 정의하냐고? 돈이 최고지

 

어떤 이야기는 맞장구가 절로 나오고, 어떤 이야기는 갸우뚱 했다. 사회심리학은 나도 제일 좋아하는 과목인데, 이 이론이 우리의 모습으로 이렇게 설명이 가능하구나..하는 점은 흥미진진했다. 특히 우리 사회에 왜 불통이 심한지, 왜 그렇게들 인터넷에서 싸우는지.. 이해가 쏙쏙! 

개인차 연구에 집중된 심리학이 이렇게 사회, 문화적인 차원으로 해석되는 책이라 더 반갑다. 어쩌면 성숙한 사회 속에서 성숙한 사람들과 살고 싶은 건 우리 모두의 바램일진데... 나는 과연 어떤 한국인인가. 묵직한 질문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