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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발전소
[북리뷰]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은유) 본문
글쓰기 모임에서 추천받은 책.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를 읽었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 글을 쓰고 싶지만 저항이 많은 사람들, 글을 써봤지만 더 잘쓰고 싶은 사람들의 고민에 대한 문답의 형태로 꾸려져 있다.
나 역시 '글쓰기 예찬론자' 여서 글쓰기 책의 등장은 언제나 반갑다. 은유님 표현대로 글쓰기란 '잠재적 셀프 구원 활동'이라는 말에 정말 공감이 갔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을 하는 것보다 더 깊은 사색을 필요로 하고, 내 경험이 글로 옮겨지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그 경험에서 일어난 다양한 감정들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아마 모든 사람들의 첫 글쓰기 기억은 초등학교 때 '일기'였을 것이다. 오늘은 뭘 먹었고, 누구랑 놀았고, 뭘 했는데... 결론은 '참 좋았다.', '참 슬펐다'로 똑같이 썼던 글. 그럴때 담임 선생님이 빨간색 펜으로 'OO이는 무엇이 그리 좋았을까? 좋았던 이유를 더 써보세요' 라는 메모가 당시에는 숙제 검사가 다행스럽게 끝났다는 건줄 알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의 생각을 확장시켜주려고 했던 선생님들의 큰 의도였던 듯 하다.
순수했던 시절을 기록했던 일기에서 벗어나 학교를 다니면서 고차원적 글들..(문학, 비문학)을 보면서 자랐던 탓일까. 글쓰기란, 아무나 도전하기 힘든 재능의 영역이라 믿었다. 요즘은 자기 표현의 시대이고, SNS를 통해 그 장벽이 많이 무너지긴 했어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검열에 빠져있는 듯 하다.
나 역시 수년 전에 글을 쓰고 싶었지만, 내 발목을 잡았던 생각이 있었다.
'내세울 것 없는 내가 뭐라고 쓸 게 있을까, 누가 나의 글을 읽어줄까'
글을 쓰려는 이유가 뭔가 과시의 수단이 되려 했던 것, 성공한 사람들만 목소리를 내는 것, 세상에 꼭 도움이 되는 글만이 좋은 글이라는 것. 이것이 내가 그 당시 가지고 있던 비합리적 신념이었다. 코칭을 배우고, 고객들을 만나면서 나는 어떤 드라마나 영화보다 개인의 삶이 가장 강력한 서사이고, 그 삶에서 일어나는 것들은 많은 사람들의 삶과 연결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글을 쓰면서 그걸 발견해가는 과정은 곧 나를 성찰하는 시간이었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면 좋을지..에 대한 힌트가 되었다. 무엇보다 모든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일상적인 이야기, 읽기 쉬운 문체와 구성이 더 좋은 글이라는 것을 배우면서 글쓰기에 대한 용기가 커졌던 것 같다.
여전히 나는 글쓰기에 취약하다. 몇 년전에, 며칠 전에 쓴 글이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그땐 왜 저렇게 밖에 생각을 못했을까..후회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때 그 글을 쓴 것도 '나'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그릇이 커지고, 생각은 확장되겠지. 초등학교 때 일기를 어른의 시선으로 훔쳐보는 재미를 느끼면서.. 나는 그렇게 글쓰는 인간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
뭐라도 좋아요. 글감에 위계를 두지 않고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을 쓰면 그것이 좋은 글감입니다. 내가 내 삶을 풀어가는 데 도움을 준 글이라면 다른 사람의 삶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요. 사소한 것은 사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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