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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자아 연출의 사회학 (어빙 고프먼) 본문
앞서 읽은 김원영의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에서
저자는 장애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도로 성찰적인 자아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타인의 시선을 날카롭게 감지하고, 의미를 분별하며, 그것이 공격해 들어올 때 진지를 구축하는 자아.
이 성찰능력은 모욕과 수치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고도의 테크닉이며,
연극에 올려진 배우처럼 삶을 게임처럼 대하는 태도라고 말한다.
김원영님이 갖고온 퍼포먼스를 행하는 삶이 어빙 고프먼의 이야기를 가져온 부분임을 알아채고
몇 년전에 주문해놓고, 읽지 않은 책을 꺼내보았다.
우리의 일상은 하나의 연극 공연(performance)이다.
개인은 연극에서 주어진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이다.
공연장은 앞무대와 뒷무대가 존재하며, 앞무대는 철저히 계산적인 역할 연기는 해내는 공간이며
뒷무대는 긴장이 풀린 상태의 날것 그대로의 내가 존재하는 공간이다.
공연장에는 관객이 있고, 동료들이 있다.
동일한 배역을 동일한 관객에게 여러번 선보이면, 사회적 관계가 생긴다.
사회적 관계는 각자의 배역을 인정하면서 그에 걸맞는 행동과 언어를 가졌을 거라는 암묵적인 합의를 하고 있다.
'인생은 한편의 영화이며, 내 인생 주인공은 바로 나'
와 같은 진부한 표현을 하기 위해 이렇게 길고도 복잡하게 썰을 푼 것이
아마 1950년대에는 많이 놀라웠나보다.
어빙 고프먼이 살아 계시다면, 미치도록 솔직해져서 문제를 일으키는
요즘 사람들의 자아에 대해서도 연구해주셨을텐데..
나는 어른이 되어 그런지.. 이제 일상 속 가면을 바꿔 쓰는 일에 능해진 것 같다.
내게 어울리는 가면과 아닌 가면을 구분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주어진 역할에 너무 동일시 하려하지도, 또 너무 무심하지 않도록 관리하는것이 필요함을 배웠다.
그럼에도 여전히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는 간극이 존재하고,
이는 종종 나를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나는 어떻게 보여지기를 원하는가?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게 있다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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