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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어른의 문답법 (피터 버고지언, 제임스 린지)

빈칸을 채워주는 사람 2021. 10. 11. 21:02

 

'어른의 문답법'이라는 제목도 좋지만, 부제가 정말 매력적이다.

'개싸움을 지적 토론의 장으로 만드는' 아이...진짜 이거 지은 사람은 상줘야 함.

원제가 How to have impossible conversation, 이 평범함을 이렇게 트렌디하게 바꾸다니..  진짜 출판사 기획의 승리가 아닐지?

 

'대화'를 업으로 사는 사람으로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내가 살아온 삶을 돌이켜봤을 때, 책 내용처럼 극단적인 사상이나 신념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건 드물다. 오히려 20대, 30대 한참 조직에 속해서 일을 했을 때는 나와 다른 배경, 철학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을 때 당황스럽고,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허다했는데,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사람들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도 덜 겪는듯 하다. 관계를 축소하려는 성향으로 내가 변한걸지도 모른다. (책에서는 비슷한 도덕관을 가진 사람들만 주변에 넘쳐날 경우, 인간관계를 더 넓혀야 한다고 조언한다.)

꼭 극단적 신념의 차이가 아니어도 코칭을 하다보면 나와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꽤 만난다. 나도 모르게 읭? 스러운 부분들, 순간적으로 '라떼'가 생각나는 순간들, 핵심을 파고들기 조금 주저되는 경우들..티는 안내려고 노력하지만, 유독 힘들었던 고객들은 주로 나와 도덕관, 인생관이 다른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좀 더 예의있고, 센스있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이 책은 대화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쓰는 기본적인 접근, 스킬을 다 다루고 있다. 오히려 어렵지 않게 첫째, 둘째, 셋째.. 매우 전략적인 접근으로 정리해준 것도 매력 포인트다.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상대의 인식 과정'을 파고들라는 부분이다. 어떻게 그 믿음이 형성되었는지, 인식과정에 대해 탐색하라는 것.

대화의 목적이 토론, 즉 어떤 쟁점에 대해 나의 의견을 설득시키거나, 입장 차이를 좁히려거나, 새로운 관점을 형성시키도록 돕는 것이라면, 이 책의 지침이 매우 타당하다. 코칭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기 인식'에 대한 질문은 필수렷다. 그가 왜 이런 신념을 형성하게 되었고, 그게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설명하는지.. (being 초점으로 다루라는 말과 연결되는 듯)

무엇보다 일단 상대의 입장을 긍정적으로 인정(수긍이 아닌 수용)하는 것, 선한 의도로 이해하라는 것.

핵심적인 메시지가 와닿는다.

 

Ps. 정치의 계절이 왔다. 우리 생에는 과연 정치인들의  아름답고 지적인 토론의 장을 볼 날이 올까? 이 책에 나와있는 것 반대로만 하는 현 대통령 후보들을 보며 ㅋㅋㅋ 아오.. 정말.. 몇년 전 썰전의 유시민, 전원책, 김구라의 티키타카가 그리울 정도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한번 봤다. 저 후보의 '선한 의도'가 무엇이었을까, 저 후보와 일개 시민인 나와의 '상위 정체성'은 무엇일까. 개싸움을 보면서 정치인들의 도덕적 기반을 연구한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