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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공부중독 (엄기호, 하지현)

빈칸을 채워주는 사람 2021. 9. 27. 21:49

사회학자 엄기호님과 정신과의사 하지현님의 대담을 엮었다. 대학 강단에 서서 바라본 요즘 아이들, 요즘 사회, 그리고 진료실에서 만난 상처입은 개인들의 사례를 들어 '공부 만능주의'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왜 우리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는지,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들은 흔하디 흔한 '요즘 애들'론으로 치부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한국사회와 현상, 공부 중독의 사례에는 어김없이 '요즘 애들은 이래서 이렇게 되었다.' 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씁쓸하게 다가온다. MZ세대에 대한 강의를 하는 입장에서 요즘 애들의 걱정스러운 부분이 마치 우리 사회의 큰 비극으로만 비춰지는게 안타깝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대로 공부 중독 현상의 해독 방법이 거대한 사회의 변혁과 혁신만으로 되는게 아니라 개개인의 각성(특히 요즘 부모들)이 시작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코치로서 나는 일도 연애도 사람과의 관계도 인스턴트 식으로 학습하려는 그 친구들이 학습의 결과로 무엇을 경험했고, 무엇이 의미있었는지, 무엇이 더 가치로운 것인지 계속 확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학교 공부 외에 연애도, 관계도 공부라는 이름으로 공부가 가능한 것이냐'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금 긍정적으로 보았으면 한다. 부딪히면서 익히는 것, 훌륭한 방법이다. 다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조금 더 안전하고, 세련된 방법이라는 것, 궁극적으로는 이 사회에 소속되어 자기 몫을 해내고 싶어하는 개인이 많아진 것이며, 그것은 요즘 애들 할 것 없이 어른들도 꼭 배워야 할 것이다. 다만 목적을 상기시켜주고, 지식적인 측면 보다 경험하고 성찰하는 쪽으로 이끌어주는 참된 어른이 많아지기를.. 저자 두분도 강조한 '개개인의 각성'이 아마 이 지점이 아닐까

 

입시가 끝나면, 고등학교에 현수막이 걸리는데 'OO대 OO명 합격' 이런 거보다는
'우리 학교 졸업생의 80%는 건강한 개인으로 잘 살고 있습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는 세상
라는 대목. 크.. 너무 공감하는 바.. 제발 그런 세상아 어서 와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