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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와 복구(restorative) 테마

빈칸을 채워주는 사람 2022. 6. 5. 19:21

출처: 네이버 영화

*코칭경영원 강점드림방에 게시된 글입니다.(2022.6.6)

 

요즘 핫하다는 영화 범죄도시 2를 보았다. 인질범을 두고 사람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순간, 우리의 히어로는 넓은 등짝과 함께 두둥하고 나타난다. 오! 드디어 해결사가 등장했다. 극 중의 인물들과 관객들이 하나가 되어 탄성을 내지르며, 그의 활약을 지켜본다.

 

복구 테마가 강한 사람들은 이처럼 '해결사'의 특징을 고루 갖춘다. 골치 아픈 일이 생겼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문제를 회피하거나, 책임을 떠넘기려 하지만, 해결사들은 다르다. 그들은 '해결해야 할 상황'이 닥치면 머리와 가슴이 함께 움직인다. 어떻게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지 생각하고, 용기있고 적극적인 태도로 상황을 바꾸고자 한다. 그들은 특히 그들이 자신있는 분야의 과제에 직면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원래 상태로 복구하거나 바른 방향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남들의 인정이나 높은 수준의 보상이 아니라 '문제 상황' 그 자체만으로 동기가 부여된다.

 

나는 복구테마가 1번으로 나왔을 때, 어디서 이런 특성이 발현되었을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우리 가족의 맥가이버 같은 존재였다. 집에 있는 물건들 특히 전자기기, 가구 등을 고치는 것을 항상 좋아했고, 뭐든지 뚝딱뚝딱 만들어 내셨다. 우리 집은 고장난 것을 그냥 두거나 다른 전문가에게 맡기는 일이 별로 없었다. 아버지의 복구 본능은 물건 뿐 아니라 가족의 대소사를 챙기거나 회사 일로도 확장이 되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나는 '해결사'의 면모를 동일시하였고, 그것이 '유능함'의 표본으로 삼았던 것 같다. 직장 생활을 할 때도 유독 일을 잘하거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는 선배를 동경하고 따랐다.

연차가 쌓일수록 어떤 상황을 직면하면 '이럴 땐 이렇게'라는 매뉴얼이 생겨났다. 프로젝트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일 자체가 마무리되는 것에 기쁨을 느꼈다. 그래서 인지 새로운 고객을 만났을 때 '그냥 하던 대로 해주세요' 하면 너무 심심했다. 재미도 없고, 관성 따라 일하는 사람들이 '영혼이 없다'고 느꼈다. 하지만 간혹 '이번에 이거 매우 중요합니다. ~~~한 도전사항이 있어요' 하면 눈빛이 반짝거린다. 어려운 과제를 맡는 것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지만, 문제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배우거나 해결 방법을 발견하는 것에 기쁨을 느끼며, 때때로 함께 고생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과정이 좋았다.

 

무엇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속도가 빨라지고 역량이 쌓이는 것은 좋지만, 복구 테마도 맹점은 있다.

해결사 역할에 대한 주변의 칭찬과 인정이 늘어날수록, '뭐 어디 고칠 게 없나' 하는 관점으로 본다. 일이든 상황이든 사람이든 어딘가 부족한 것, 살짝 고치면 좋을 것, 이런 것들을 지나치지 않고 살핀다. 또 어떤 명확한 솔루션이나 논리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가 있을 때 좌절감을 겪는다. 때때로 문제와 나를 동일시하며,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면, 상황을 보기 보단 나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때때로 남들의 위로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복구 테마를 가진 사람들이 스스로에 대해 낙담하거나 고립되는 결과를 낳는다.

코칭 공부를 하면서 해결 모드의 수준을 적절하게 조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거나 도움을 받는 것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문제의 관점에서 보면서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조금 상황을 지켜보고,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이들을 코칭할 때에는 해결사 역할을 자처한 상황과, 그 해결 모드의 동기가 어디서 생기는지 파악하는게 필요하다. 유능함이 잘 발휘되는 과제들과 아닌 것들을 구분하게 하고, 복구가 힘들었던 상황에 대해서는 어떤 테마로 대처가 가능할지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어야 한다. 무엇보다 복구 테마를 가진 리더들은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다. 빨리 해결함으로써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부하들을 편하게 해주려는 의도가 있지만, 때때로 그들의 성장할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따라서 복구의 리더들에게는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적극적인 임파워먼트로 그들이 스스로 해결낼 수 있도록 돕는게 필요하다.


복구자들은  '내가 처리한다'는 생각의 덫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여유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의 빛나는 해결 본능은 중요한 일에 집중되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